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샤이 진보'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까지 겹치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진보 지지층이 있다는 게 여당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등에서 현재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극복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도에 대해선 이미 과반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 정치 지형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며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숨은 진보 지지층들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 의원은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는 코로나 방역과 그로 인한 민생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선거 최대 쟁점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뜻하지 않게 부동산 투기 의혹 발생하면서 민심이 굉장히 사납고 그것이 정권의 책임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판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상에 나타나는 것처럼 일단 열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분명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지금 언론들이 전하고 있는 여론조사 상황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 의원은 "객관적으로 보면 10% 내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되나 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이 지지층은 여론에서 대세를 보이는 인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시하지 않고 침묵하는 지지층을 말한다. 과거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샤이 보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에는 '샤이 진보'가 적지 않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진 의원은 "그동안 모호했던 선거 구도가 여야 후보 확정됨으로써 선명해졌다"며 "이번 선거는 본질적으로 민생 선거, 코로나로 인한 민생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최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