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프계에서도 외면받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2022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내셔널GC에서 열릴 예정이던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의 개최지를 변경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짐 리처드슨 미국프로골프협회 대표는 “트럼프골프장에서 PGA 챔피언십을 여는 것은 미국 PGA 브랜드에 해가 될 것”이라며 “협회 이사회는 최근 트럼프가 보여준 무책임한 행동이 PGA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은 지난 6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최종 인증 절차를 진행하던 의회에 난입해 총을 쏘는 등 폭력 사태를 벌였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열린 집회에 참여해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의사당으로 향하자”고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이 사건으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협회는 대회가 예정대로 트럼프골프장에서 열리면 지지자들이 대거 집결해 정치적인 활동을 할 것으로 우려했다. 2022년은 미국 중간 선거가 있는 해다. 트럼프내셔널GC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내셔널GC는 박성현(28)이 우승한 2017년 US여자오픈이 열린 곳이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US여자오픈 대회장을 방문한 트럼프의 요란스러운 행차에 대회 주최 측은 불만이 많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가 2022년 PGA 챔피언십 개최지를 어디로 옮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골프위크는 “앞으로도 골프계에 트럼프가 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