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띄우기도 전에…신규 LCC, 생존 시험대

입력 2021-01-10 17:44
수정 2021-01-11 00:52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활동에 나서지 못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고정비 지출로 자본금이 바닥난 신규 LCC들이 날개도 펴기 전에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청주공항에 거점을 둔 에어로케이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청주~제주 노선 취항 허가를 신청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취득했다. AOC 신청 1년2개월 만이다. AOC는 국토부가 항공사의 운항·정비관리 능력 등을 검토한 뒤 발급하는 일종의 항공 안전면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취항 허가를 받는 대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운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제주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총 6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수요가 끊기자 LCC들은 올 들어 청주공항에 잇따라 취항했다. 180석 규모의 에어버스 A320 한 기만을 보유한 에어로케이의 운항 노선은 청주~제주가 유일하다. 에어로케이는 자본금 480억원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추가 자본 확충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인천에 거점을 둔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 도입 지연으로 AOC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3월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과 함께 항공면허를 취득했다. 국토부가 2년 내 취항을 조건으로 면허를 내준 만큼 오는 3월까지 취항하지 못하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도 매달 수십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등으로 자본금이 바닥난 상황이다.

신규 LCC 중 유일하게 취항에 성공한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말 강원도로부터 운항장려금 60억원을 지원받아 잠시 시간을 벌었다. 양양공항에 거점을 둔 플라이강원은 국제선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신규 투자자 확보를 통해 버티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심해지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