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 구글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기업들이 SNS '팔러'와의 관계를 속속 끊고 있다. 팔러는 작년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인기를 모은 SNS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앱스토어에서 팔러 앱을 내렸다. 전날 팔러에 콘텐츠 자정 조치를 요구한 지 하루만이다. 애플은 "애플은 다양한 관점을 지지하지만, 폭력과 불법활동에 대한 위협은 플랫폼에서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아마존은 팔러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마존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팔러의 AWS 계정을 정지시킨다고 이날 팔러에 서신을 보내 공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서신에 따르면 "AWS는 타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콘텐츠를 그대로 놔두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마존은 "지난 몇주간 팔러에 올라온 폭력 선동 게시물이 최소 98건"이라며 "팔러의 콘텐츠 관리 방침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전날엔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서 팔러 배포를 중단했다. 구글은 “최근 팔러에 올라오는 글들이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을 막기 위해 팔러 앱 배포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팔러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극단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직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 8일 팔러에 보낸 공문을 통해 "팔러가 지난 6일 인명손실과 수많은 부상, 기물파괴 등을 초래한 불법행위를 계획·조정·선동하는 데에 이용됐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팔러 이용자들이 워싱턴DC에 무기를 들고 모이자고 논의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추가적인 폭력 사태 모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팰러 앱에서 오는 20일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무기를 가지고 집합하자는 얘기가 오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팔러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위터 대체재’로 써왔다. 이들은 트위터의 ‘트윗 경고딱지’에 반발해 작년부터 팔러로 대거 옮겨갔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팔러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달리 정치인 등의 발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게 방침이다.
팔러 측은 이같은 빅테크들의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콘텐츠 삭제 등도 따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존 맛츠 팔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팔러에 올린 포스트를 통해 "팔러는 편파적이지 않은, 자유 발언을 권장하는 소셜미디어"라며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단지 의견을 나누고 싶어하는 비폭력적인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했다.
맛츠 CEO는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SNS 경쟁사를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팔러를 공동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새로운 공급자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