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그룹 계열사가 그룹 총수인 양규모 회장 일가 회사를 부당 지원해 16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총수일가 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KPX그룹 계열사 진양산업에 과징금 13억6200만원을 부과하고 지원을 받은 CK엔터프라이즈에도 2억73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KPX그룹은 2019년말 기준 27개 계열사를 소유한 중견 화학그룹으로 자산총액은 2조3000억원이다. CK엔터프라이즈는 양 회장의 장남 양준영(88%)과 가족들(12%)이 지배하는 부동산임대회사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진양산업은 스펀지 제조에 필요한 자재를 매입해 베트남 현지 자회사에 수출하고, 현지법인은 제품을 생산해 창신·태광실업 등 국내 신발제조업체에 납품해왔다.
진양산업은 2012년부터 스펀지 원·부자재인 폴리프로필렌 글리콜(PPG) 수출 영업권 일부를 양 회장(보유 지분 6%)과 그의 장남 양준영 KPX그룹 부회장(88%)이 주주로 있는 CK엔터프라이즈에 넘겼다.
2015년 8월부터는 수출 영업권 전부(평가금액 36억7700만원)를 모두 이전했다.
부동산임대업 전문회사인 CK엔터프라이즈는 수출 영업권을 받으면서 2012∼2018년 상품수출업으로 4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는 "CK엔터프라이즈는 아무런 노력이나 기반 없이 스펀지 원재료 수출 시장에 진입, 독점적인 사업자로서의 지위가 형성됐다""며 "또 수익을 KPX홀딩스 지분 확보에 활용해 동일인 장남의 경영권 승계 발판도 마련했다"고 과징금 부과 이유를 밝혔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