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평 4인가족' 논란 임대주택, 文 보여주려 4억5천만원 썼다

입력 2020-12-16 12:16
수정 2020-12-16 13:4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한 공공임대주택과 관련, 한국토지주택관리공사(LH)는 인테리어 비용만 4290만원을 들이는 등 모두 4억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대주택은 문 대통령이 13평형 아파트에 4인 가족이 거주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곳.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질문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측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 준비를 위해 총 4억5000여만원을 지출했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인테리어 등 보수비용 4290만원, 행사 진행을 위한 예산이 4억1000만원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와 함께 경기도 화성 동탄 행복주택을 방문해 13평짜리 주택을 둘러봤다.

이때 소개된 주택 두 채를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해 LH에선 커튼, 가구 등 소품 구입용 예산 650만원을 포함해 4290만원의 비용을 들여 수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칭찬했던 집 상태와 달리 실제로는 주민들의 하자 피해 호소가 계속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 8월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매월 한 번 꼴로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벽면 곰팡이, 누수 등 부실 시공 문제로 LH와 시공사가 책임을 미루는 와중에 대통령 방문 주택만 긴급 수리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임대주택 단지 가구 수는 총 1640세대로 이 중 25%인 410가구는 기준을 완화해 모집공고를 냈음에도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개된 주택들은 보증금 약 6000만원에 월 임대료 19만~23만원 수준이었다.

김은혜 의원은 "현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 실상을 보면 부실시공을 비롯해 주민 요구를 외면한 것이 수두룩하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