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찾아다닌 미 전파망원경 57년만에 해체한 이유는

입력 2020-11-20 12:54
수정 2020-11-20 12:56


외계인 탐색의 선봉대 역할을 해오던 거대 전파 망원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미국령 카리브해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 설치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지난 8월과 이달 6일 900톤(t) 무게의 전파 망원경을 지탱해온 철제 케이블이 잇따라 끊어졌다. 이 사고로 직경 305m 크기의 접시 안테나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고, 더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1963년 설치된 아레시보 망원경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중력파를 관측하고 태양계 바깥의 행성을 찾아냈으며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을 식별했다. 특히 아레시보 망원경은 외계인 탐색의 선봉대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우주과학연구소는 이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신호를 분석해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세티'(SETI)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1974년에는 프랭크 드레이크와 칼 세이건 등 당대 최고의 천체 물리학자들이 이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계와 인간의 형체, DNA 구조 등의 정보를 담은 '아레시보 전파 메시지'를 우주로 발신했다.

AP통신은 "아레시보 망원경 해체는 외계인을 찾아온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우주를 관측해온 위대한 눈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