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언급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파장이 커지자 뒤늦게 "인정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부정 선거를 통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문맥상 여기서 '그'는 바이든 당선인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바이든 당선인이 이겼다는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 결과 불복 의사를 표명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미 언론이 일제히 주목하는 이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 조작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선거 참관인이나 감시인들이 허용되지 않았고, 개표는 급진 좌파가 소유한 회사인 도미니언에 의해 이뤄졌다"고 했다. 또 언론을 겨냥해 "가짜, 그리고 침묵하는 미디어"라고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이번 대선이 부정 선거로 치러졌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지만 '그가 이겼다'고 한 발언에 언론의 포커스가 집중됐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조 바이든이 선거에서 이긴 것을 인정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도 "처음으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도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으로 미 대선 결과에 승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의 발언 의미를 놓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그는 가짜 뉴스를 통해서 승리로 비춰질 뿐,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