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을 두고 양측에 자제를 요청했다.
정세균 총리는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연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는 "(윤석열 총장) 가족이나 측근들이 어떤 의혹을 받고 있고 수사를 받기도 하지 않느냐"며 "고위공직자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장관을 향해선 "검찰개혁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하는 점은 평가하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나,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정세균 총리는 이들의 갈등과 관련해 "총리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위 공직자의 직무 수행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하면 그런 노력을 해야 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들이 다 나름대로 경륜이 있는 분들이니 '국민들이 걱정하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도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대해서는 "코로나19라고 하는 위기 극복, 민생·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2개의 위기를 한꺼번에 맞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직을 맡고 있는데,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하겠나"라며 "그 일을 감당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총리 인사청문회를 할 때 경제 총리와 통합 총리가 되겠다고 했는데, 제가 원래 하고자 하는 일들이 좀 잘 돼야 그래야 무슨 다른 생각을 해볼 여유도 있지 않겠나"라며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겪고 계시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이 우선이다. 그냥 하는 말씀이 아니고 솔직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두고 "미국 국민들이 조 바이든을 선택한 시대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통합과 포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품격 있는 정치인이고 안정감 있고, 경륜이 풍부하며 포용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런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매우 클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총리는 취임 300일을 두고 "저는 코로나와의 싸움의 시간이었다. 잡아놓으면 다시 살아나고, 또 잡아놓으면 또 다시 살아나고 그래서 그야말로 숨바꼭질 하듯이 코로나하고 함께 지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으로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당시 대구 동산 병원을 방문했던 때를 꼽으며 "그 분들(의료진)을 만나서 말씀도 듣고 격려를 하던 모습이 있다. 그때가 가장 가슴 뿌듯하고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