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전 감사가 직원들로부터 반납받은 성과급 수억원을 이상직(무소속) 의원에게 집중적으로 기부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16일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LX의 류모 전 상임감사가 2018년 12월 공사 직원 성과급을 반납받아 4억1700만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31곳의 기부처를 정했는데 25곳이 전주시 완산구였다"라며 "이곳은 누구의 지역구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이상직 의원"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류 전 감사가 기부처 31곳 중 25곳을 직접 선정해서 기부하고서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는데, 말이 되느냐"며 "직원 성과급을 거둬서 친구 선거에 도와주려 했는데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전 감사와 이 의원은 학교 동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공사는 2016년 8월 성과연봉제 조기이행 방침에 따라 지급받았던 성과급을 반납하도록 한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공사 직원 1290명이 반납한 4억1700만원을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런데 류 전 감사는 자신의 직무권한을 넘어 다른 임직원의 소관 사항인 기부금 지급 대상을 직접 정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류 전 감사가 감사원 감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감사를 받았지만 그것으로 끝났다"라며 "정상적이라면 감사 결과 고발돼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류 전 감사는 감사원 감사 결과 올해 초 해임됐다. 류 전 감사는 당시 이와 같은 부당 기부 외에도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사적으로 알고 있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한 행위 등으로 해임 결정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