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가족과 함께 총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장관은 "금융기관 권유로 가입한 것이며 본인도 피해자"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5일 KBS가 진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진 장관이 평소 거래하던 금융기관의 직원의 권유로 옵티머스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확인했다.
진 장관은 옵티머스 펀드 중 약 80%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을 통해 이 펀드에 가입했다. 진 장관이 1억원을 투자하고 진 장관의 배우자와 아들이 각각 2억원씩 총 5억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제안서에는 6개월 만기에 목표수익률 2.8% 내외의 채권 투자 상품으로 적혀있었다.
진 장관 가족의 투자금은 옵티머스 펀드에 아직 묶여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 장관 가족이 이 펀드에 투자한 시점은 지난 2월이다. 만기는 8월이었다. 옵티머스 펀드는 진 장관 가족의 펀드 만기가 돌아오기 전인 6월부터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진 전 장관 가족이 중도 환매를 하지 않았다면 투자금 5억원 전액을 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행안부는 검찰이 수사중인 옵티머스 펀드의 정관계 연루설과 진 장관 투자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진 장관이 펀드 투자로 큰 손실을 입어 본인도 피해자라고 했다"고 전했다.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 명단엔 진 장관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소속 한 의원도 포함됐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초 옵티머스에 1억원을 투자했다 환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옵티머스 경영진 등 사건 주모자들은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 5151억원 중 4000억원 가량을 감쪽같이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 3%대 수익을 주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검찰, 금융권, 정치권 출신을 앞세워 치밀한 사기를 벌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옵티머스 펀드의 자금 유용과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전담 수사팀을 9명에서 18명으로 두 배 늘렸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