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진상' 관리 앱 제작…개인정보 26만건 모아 억대 수익

입력 2020-10-02 11:42
수정 2020-10-02 11:44

성매매 '진상' 남성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해 업주들에게 돈을 받고 제공한 일당이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한대균 판사)은 성매매 '진상' 남성 정보 공유 앱을 제작한 주범인 A 씨(38)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2억2000만원 상당을 추징하도록 명령했다.

또 앱 홍보와 업소 관리를 맡은 B 씨(37) 등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하고, 2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와 B 씨 등 3명은 2017년께 성매매 업소 홍보 사이트에서 알게 된 업주들 휴대전화로 '진상 관리를 위한 고객 정보 교환·공유 앱을 제공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설치 문의를 하는 업주들에게서 성 매수 남성들 정보를 수집한 A 씨 등은 제휴업소 관리 수수료 명목으로 전국 800여곳의 업소 관계자로부터 2018년까지 모두 2억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성매매업소 이용자 전화번호·성향·취향 등 데이터 26만여건을 확보해 업주들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고, 일부 성매매 단속 경찰관 정보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앱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공유를 위탁받은 것일 뿐 부정하게 정보를 취득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정보 주체들(성 매수 남성 또는 경찰관)이 성매매업소 업주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처리할 권한을 줬다고 볼 수 없다"면서 "사회 통념상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등 취지의 피고인들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 양형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김성준 부장판사)는 "해당 앱 서버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쓰는 사람이 성매매업소에 전화를 걸면 업소 측 휴대전화 화면에 진상 또는 경찰 등 별칭으로 뜬다"면서 "성매매 고객 관리나 경찰관 단속 회피 등 개인정보 수집 동기와 목적이 사회 질서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