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24일(15: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또 한 번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유화학업황 악화가 이어지자 선제적인 자본 적립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추가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13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지난 3월 2800억원어치를 발행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번 영구채 만기는 30년, 금리는 연 3.65%로 결정됐다. 이 회사가 5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더 상승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현대오일뱅크가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이 회사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엔 모든 임원이 급여의 20%를 무기한 반납하고 경비 예산의 70%까지 삭감하는 내용의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 영업손실 5499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이 줄어들면서 2018년 말 129.2%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169.5%로 상승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