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된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자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는 30대 남성 A씨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를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지난 22일 호찌민에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경찰이 A씨가 해외 체류 중인 것을 확인하고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지 21일 만이다.
경찰은 A씨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 및 운영했다. 주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나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 결과를 무단으로 게시했다.
공익성을 앞세웠지만 이곳에 신상이 올라온 일부 사람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디지털 교도소에 의해 성범죄자로 지목된 한 대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5월부터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달 6일 피의자를 특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한 게 확인되자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2월 출국한 캄보디아의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를 개시하다가 A씨가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베트남 공안부 수사팀은 A씨의 은신처를 파악해 귀가하던 그를 검거했다.
장우성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를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히 검거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적극 공조하며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고 검거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A씨에 이어 최근 디지털 교도소 운영을 맡은 ‘2대 운영자’에 대해서도 공범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