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구상…"절세·지배력 강화 위한 것"

입력 2020-09-11 16:58
수정 2020-09-11 17:1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새로운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 구상에 대해 언급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전날 JP모간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연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긴급 간담회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현물출자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기존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합병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이 방안이 서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및 절세를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설법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세우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요 주주가 지분을 현물출자하면, 대금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신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셀트리헬스케어의 최대주주(지분 35.62%)인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같은 현물출자가 지주사 설립을 위한 것이라면 세제 혜택이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지주사 설립을 위해 현물출자한 경우, 현물출자로 인해 취득한 지주사 주식의 양도차익은 해당 주식의 처분 시까지 양도소득세 과세를 이연받을 수 있다.

현물출자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셀트리온홀딩스와 합병하면 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강화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1%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20.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동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은 양사의 합병을 요구해왔다. 다만 양사의 직접 합병은 서 회장에게는 세금 부담이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달 합병에 대한 법률 및 세무 등 제반규정 관련 검토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합병 추진 시기와 방법, 형식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합병은 주주들의 동의를 전제로 이뤄질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합병 절차는 회사나 최대주주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주들의 동의 하에 진행된다"며 "주주들의 동의한다면 합병으로 인해 최대주주에게 막대한 세금 부담이 발생하더라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 측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한민수/박인혁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