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08일(09: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신약 벤처기업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상장 9개월 만에 대규모 무상증자에 나선다. 증권시장에선 무상증자가 부진했던 주가를 띄울만한 카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8일 주주들을 상대로 신주 1277만4116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발행주식(638만7058주)의 두 배에 달하는 신주가 유통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주주들은 보유 중인 주식 한 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신주 상장일은 다음달 15일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 설립된 신약 개발업체다. 신약 개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과 달리 이미 발굴된 신약 개발 후보물질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효과를 증명한 뒤 제약사에 판매하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증시 입성 후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브릿지바이오의 지난 7일 종가는 3만3550원으로 공모가(6만원)보다 44% 낮다. 주가가 잠깐 상승했던 지난 1월 초를 제외하면 줄곧 공모가를 밑돌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기관투자가들이 보유 지분을 잇달아 매각한 여파로 크게 내리막을 탄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풋백옵션 행사 종료시점을 앞둔 6월4일 5만78000원까지 반등했지만 그 이후 다시 하락세다. 풋백옵션은 회사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경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개인들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보유 주식을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주식시장에선 브릿지바이오가 대량의 공짜 신주를 발행해 기업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무상증자는 주주들에게 공짜 신주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때문에 주식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에이치엘비, 로고스바이오, 알테오젠 등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무상증자를 주가 부양카드로 꺼내들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