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7년째 적자 위기인데…또 파업 준비하는 GM 노조

입력 2020-08-27 19:47
수정 2020-08-28 01:51
한국GM 노동조합이 파업 깃발을 들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회사가 7년 연속 적자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노조가 무리한 행동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이날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다음달 1~2일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파업 시 조직을 지휘할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안도 의결했다. 노조는 다음달 초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지난해 9월 전면 파업 이후 약 1년 만이다.

노조는 사측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월 기본급을 인당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올리고,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회사는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14년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올 상반기 미국 시장이 마비되면서 판매량은 예상을 밑돌고 있다. 올 1~7월 한국GM 판매량은 20만670대로 전년 동기(26만3023대) 대비 23.7% 줄었다.

이 와중에 부평2공장 노조가 회사의 증산 계획에 반발해 공장이 멈추는 일도 벌어졌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트랙스)이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자 회사는 생산량을 시간당 28대에서 32대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2공장 노조는 “업무량이 과중해진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노조원들이 협조를 하지 않아 2공장은 26~27일 가동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부평2공장의 생산량은 다른 한국GM 공장과 비교해 많지 않아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며 “차를 사겠다는 시장이 있으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생산량을 늘려야 할 판에 노조는 공장을 세워버렸다”고 비판했다.

다른 완성차업체도 노사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이기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기본급을 대폭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