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농기계 업체 대동공업이 코로나 위기를 뚫고 지난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해외와 국내시장 모두 판매가 늘어난 데다 자회사의 실적 개선까지 이어진 결과다.
14일 대동공업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한 4920억원, 영업이익은 27.4% 증가한 4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동공업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일회성이었던 앙골라 프로젝트 사업 매출 880억원이 반영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의미 있는 성장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앙골라 매출이 반영되지 않았던 2018년 상반기(3737억원)과 비교하면 30.4%가 증가한 실적이다. 글로벌 농기계 대기업 존디어, 구보다, CNH 등이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로 지난 상반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동공업의 매출 증가는 의미가 크다.
특히 해외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북미법인 대동USA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한 199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북미 소비자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농장과 주택의 시설관리용으로 사용되는 60마력 이하 소형 트랙터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과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 마스크 기부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트랙터와 운반차의 상반기 소매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44% 증가한 8700대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경제형 농기계를 강화한 게 주효했다. 경기 침체로 농가소득이 줄어들면서 필수 기능과 사양만을 채택해 가격을 낮춘 경제형 트랙터의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약 102% 증가했다. 1인 모내기 작업이 가능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자율주행 이앙기의 판매량은 약 240% 늘었다.
연결자회사인 대동금속은 대규모 자동차엔진 주물부품 공급을 수주하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상반기 매출은 549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6%, 21.2%가 증가했다. 대동금속은 1947년 대동공업의 주조사업부로 시작해 현재 연 7만5000t의 주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주물 제품 생산업다.
원유현 대동공업 총괄사장은 "코로나의 전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농기계 시장에 닥친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아 대응한 결과 올 상반기 좋은 성과를 냈다"며 "미래농업을 준비하며 농업과 농기계 분야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