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매물 비판받은 김조원 포함 靑 수석비서관 5명 집단 사의 왜?

입력 2020-08-07 14:26
수정 2020-08-07 14:28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7일 오전 비서실장 산하에 있는 정무, 민정, 국민소통, 인사, 시민사회 수석 등 5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오늘 오전 문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은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5명이다.

5수석 전원 사의표명은 최근 청와대 다주택 참모진들로 인한 여론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노 실장은 지난해 말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청와대 내 다주택 참모진들에게 실거주 목적 외 주택의 처분 권고를 내렸고 8명의 최종 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재산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전·현직 청와대 참모진 65명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가격 변동을 조사한 결과, 평균 3억 원 이상 재산이 불어났다며 정부가 과연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기도 과천 주공아파트는 2017년 1월 9억 원이었던 실거래가가 지난 11월에는 19억4천만 원까지 올라갔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 필요는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잠실 아파트도 10억7천만 원이나 올랐다.

특히, 상위 10명은 평균 10억 원씩 가격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다고 자화자찬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 인식과는 차이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 실장도 서울 반포와 충북 청주에 각각 1채씩 아파트를 보유한 상태였으나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45분 만에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한 것"이라고 내용을 정정했다.

청와대 대변인의 이같은 브리핑 정정 소동은 '노 실장이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 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고, 6·17 대책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김조원 수석은 강남구 도곡동, 송파구 잠실동 등 '강남 노른자' 지역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채 처분을 미뤄 정부 부동산 정책을 불신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수석은 이 중 한채를 주변 시세보다 2억원이나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내놨다가 논란이 일자 거둬들였다. 정부와 여당이 집값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 스스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수석은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자신의 갤러리아 팰리스 48평형(전용면적 123㎡)을 22억원에 매물로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 아파트 말고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 30평형(전용면적 84㎡)을 갖고 있다. 김 수석이 갤러리아 팰리스를 매물로 내놓은 것은 “다주택 참모들은 한채만 남기고 8월 중순까지는 매매 계약서를 제출하라”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