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장외투쟁' 놓고 이견…"야당의 야성 보여야" vs "효과성 의문"

입력 2020-07-30 15:16
수정 2020-07-30 15:24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두고 미래통합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더 이상 무력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는 의견과 지금 시점에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주장이 나뉘고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일단 “장외투쟁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언론에서 장외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냐고 제게 많이 묻는다”라면서 “저희들이 장외투쟁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 가능성을 닫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 방식을 어떻게 할지는 고민하고 있다”며 “폭우가 내려 전국이 비상상태고 휴가철 여름 더위도 겹쳐있는데다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장외투쟁에 대해 찬성을 표하는 의원들은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 안된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찬성의견인 한 통합당 의원은 “원내에서 싸워야한다고 하는데 소위 구성조차 안해주고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를 하는데 무슨 수로 싸울 것인가”라며 “이렇게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야당의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국민들도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내는 의원들은 장외투쟁을 지난 총선 대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통합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반대의견인 한 의원은 “장외투쟁이 과연 효과적일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SNS나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호소하는데 집중하는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가능성을 열어둔 신중론’은 이러한 당내 찬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전날 “다수의 횡포로 법안심의도 없이 자기들 맘대로 해버리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최종적인 수단으로 장외투쟁을 말한건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