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공동으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중화항체 형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등이 침투했을 때 세포를 보호하는 항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의학저널 란셋에 초기 임상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형성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면역T세포 증가에 효과를 보였다. 이른바 이중방어막을 형성했다. 28일 이내에 항체 반응, 14일 이내에 T세포 반응이 일어났다고 연구진들은 보고했다. 이번 임상은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또 큰 부작용은 없었지만 피로와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있었다고 말했다.
중화항체 생성을 자극한다는 점 하나만으로는 해당 후보물질이 코로나19 백신으로서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백신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초기 과정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빠르면 9월부터 영국, 10월부터 미국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때 영국 런던증시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10% 가량 올랐지만, 연구진들이 이번 발표가 예비 결과(preliminary results)라고 언급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60개 가량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연구 중이다. 이중 가장 속도가 빠른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 대상자 전원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14일 발표했다. 모더나는 이달 말부터 임상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 존슨앤드존슨도 22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의 첫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10월 말에는 임상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백신 개발이 성공한다면 올해 말까지는 긴급사용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독려 및 확보에 뛰어들었다. 영국은 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임상시험 중인 백신과 프랑스 발네바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분까지 합치면 총 2억3000만개의 백신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