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소부장 강국 위해 SK 핵심기술 공유"

입력 2020-07-09 18:46
수정 2020-07-09 19:01

최태원 SK 회장이 “한국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발전을 위해 SK의 핵심기술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에 참여하는 50여개 기업들에는 1조57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최 회장은 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하며 사업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 앞에서 '소부장 도약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부처 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는 성공적인 K-방역으로 전 세계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선도기업이 돼서 전 세계 연대와협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의 사례를 소개하며 대기업들이 가진 많은 자산들을 좀 더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의 자산을 내부에서만 쓸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소부장 문제에 접근했다"며 "SK가 보유한 부속 장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반도체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전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더 많이 공유하겠다"고 했다.

최근 SK그룹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는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세정 가스로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제품이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경북 영주 공장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심각한 도전이었지만 정부, 기업,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향후 구축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로스터에는 50여개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이 함께 참여할 계획이며 여기에 1조5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지도 피력했다. 최 회장은 “회사를 다닌 지 30년쯤 됐지만 이렇게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처음인 것 같다”며 “상당히 어려운 과제지만 우리 국민과 기업은 언제나 이런 위기를 극복해왔고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후 오늘을 기억할 때 국내 생태계가 새로운 미래로 시작한 날로 기억하길 희망한다”며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SK는 다양한 일상에서 더 많은 상생 협력 사례를 만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기업인들 참 대단하고 존경한다"며 "대한민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다시 한번 거듭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