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소전기 트럭' 세계로 첫발…1600대 수출길

입력 2020-07-06 11:00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FCEV) 대형트럭이 스위스 수출길에 올랐다.

현대차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 양산형 FCEV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FCEV 대형트럭의 경우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에 투입되는 프로토타입과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이 34톤급인 대형 카고 트럭이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ps/228kgf·m)급 구동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km,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수소탱크 외기 온도에 따라 소요시간 상이)이 소요되도록 개발됐다.


이날 선적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로 인도된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한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냉장밴 등으로 특장 작업해 슈퍼마켓과 주유소가 결합된 복합 유통 체인과 식료품 유통업체 등 대형 트럭 수요처에 공급할 방침이다.

차량 공급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대신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Pay-Per-Use)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를 취한다. 고가의 FCEV 트럭 도입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춰 시장을 빠르게 확대시키기 위함이다.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포함돼 고객사는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여러 기업과 연합체를 구축, 수소생태계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축하고 생태계를 활용해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소전기트럭 공급사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21개의 글로벌 에너지사와 물류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협회 회원사에는 에너지 기업(오일·가스)은 물론 주유소와 대형 슈퍼마켓이 결합된 복합 유통 체인을 운영하는 소매업체, 식료품과 자동차 등을 운반하는 물류업체 등이 포진해 수소충전소 구축과 트럭 수요처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공급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는 이달 7일(현지 시간) 스위스 상트갈렌 주 오버슈트라세에 신규 수소충전소 개소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총 7개의 수소충전소를 스위스 주요 지역에 마련한다. 2025년까지 약 80개의 수소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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