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인인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단숨에 야권 주자 1위에 올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것이 오히려 존재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537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포인트)를 보면, 윤석열 총장은 10.1% 지지율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야권 주자들 가운데선 압도적 1위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달 조사보다 3.5%P 내린 30.8%로 집계됐다. 이낙연 의원은 30%대 초반까지 내려갔으나 13개월 연속 1위를 이어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4%P 상승한 15.6%로 집계됐다. 이재명 지사는 처음으로 10%대 중반으로 올라서며 3개월 연속 2위를 유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 총장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가 된 데는 추미애 장관의 잇따른 '총장 때리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장관은 앞선 25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 상대 강연에서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윤석열 총장을 공격했다.
추미애 장관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출석해 윤석열 총장이 본인의 지휘를 따르지 않아 코로나19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도 주장했다.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자신이 공문으로 압수수색을 지시했으나 검찰이 제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미애 장관은 "제때 신천지를 압수수색했더라면 당시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 출입한 교인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압수수색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국 제때 방역을 못한 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코로나 사태도 윤석열 탓이라고 한다"면서 "윤석열 총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냐"고 추미애 장관을 비판했다.
차기 대선이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참패 영향으로 미래통합당 대권 주자들 지지율은 폭락했다.
때문에 통합당 일각에선 "내부 인사로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쟁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총장도 잠룡으로 꼽히고 있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 태생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가 과거 충남 공주와 논산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통합당 일각에선 윤석열 총장 카드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충청권 공략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당 관계자는 윤석열 영입설에 대해 "총선 참패로 당내 대권주자 씨가 말라 하도 답답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