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으로 2억 아파트를?…'갭투자'의 진실 [집코노미TV]

입력 2020-06-27 07:00
수정 2020-06-27 16:30

▶전형진 기자
인사할 시간도 없습니다
500만원, 1000만원으로
2억, 3억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마법의 단어
갭투자


여러분도 혹시
갭투자를 망설이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권유 받고 있으신가요
그럼 오늘 잘 들어보시죠

사실 이거 막겠다고 대책이 나왔죠
그런데 우리 선생님들은
원래부터 대출 같은 거 안 썼기 때문에
해당되는 게 없습니다
1억이 있다면
1000만원씩 10채를 사니까요


선수들은 요즘은 어디로 갈까요
좀 알아봤더니
울산, 창원
심지어 대기업들이 빠지는 구미로도 갑니다
저도 며칠 전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올수리 0.9에 1.25

원리는 간단합니다
어설프게 규제를 맞으면 안 되니까
집값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야금야금 오르면서
입주물량은 감소하는 곳들이죠
공급이 적어야 전셋값이 오르고
그래야 갭이 줄어드니까요


입주 5년밖에 안 된 이 아파트를
2000만원에 살 수 있는 이유죠

중개업소에 물건 없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반문합니다
몇 채나 하실 건데요?

그런데 우리한테 파는 집주인은 누구일까요
세입자가 이미 그 집에 살고 있으니까
집주인은
나보다 먼저 진입한 갭투자자겠죠
제가 시작할 때 물어봤죠
혹시 누가 권유하진 않았나요

내년 공급이 감소한다면
올해 미리 들어가는 게 진짜 선수들입니다
그래야 최소 1년 뒤에 물건을 정리할 때
전셋값도 올리고
매각가도 올려서
적당한 차익을 취할 수 있으니까요
선수들은 욕심이 많지 않습니다
집이 많죠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갭투자를 3단계 정도로 구분해보면
우리는 보통 2, 3단계의 매수인입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선수들이 먼저 샀던 물건을
나중에 받아주는 기부천사거나
뒤늦게 주변 집값을 올려주는 바람잡이죠

원래 갭투자는 조직적입니다
그래야 우리 같은 뜨내기들이
집값 오르는 걸 보고 달려듭니다

1단계엔 당연히 우리의 보스
교주님이 있겠죠
주변엔 교주님을 신으로 만들어주는
열성 회원들이 있습니다
운명의 공동체죠

물론 진짜 신은 아니라서
우리는 같이 물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소문은 안 납니다
교주님의 명성에 흠결이 없어야
3단계, 4단계의 매수인도 구할 수 있으니까요
원 팀
원 스피릿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외지인 매입비율이 높은 지역은
사실 나중에 빠져나오기 힘든 곳들이 많습니다


갭투자의 성지였던
대전의 이 아파트를 아십니까
너무 유명해서 이젠 갭투자를 못 할 정도가 되자
바로 옆 단지에 투자자들이 몰렸죠
너도나도 전세만 놓으니까
입주가 없는데 전셋값은
이렇게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갭투자 방정식이
필승공식이 아니란 거죠

갭투자는 필연적으로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역전세라도 제대로 맞으면
깡통 차는 거죠


그런데 자신만 피눈물을 흘릴까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3분 부동산이었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편집 조민경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