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한 가운데 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이 “기존 주주에 불리한 결정”이라며 재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지분율 유지를 위해 BW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3자연합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칼의 BW는 발행조건이 신규 투자자에게 현저하게 유리해 기존 주식가치를 희석시킨다”며 “현 경영진이 신주인수권을 이용해 우호세력을 늘리려는 의도로 BW 발행을 결정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자금 마련 및 차입금 상환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BW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키로 했다. BW를 매입하면 오는 8월 3일부터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 가능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3자연합은 BW가 한진칼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자연합은 “BW로 조달한 자금은 회계상 차입금에 해당해 당연히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KCGI가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좋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라는 내용을 두 차례 보냈음에도 한진칼이 결국 BW를 택한 것은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3자연합은 이와 별도로 BW 매입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3자연합 관계자는 “지분율 유지 차원에서 BW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000억원 규모의 BW로 늘어나는 한진칼 유통 주식을 지분으로 환산하면 5.3%다. 현재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5.23%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41.45%)보다 4%포인트 가까이 앞선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BW 발행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