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 주로 넣던 프리미엄 기능을 중급형 갤럭시A 시리즈에도 확대 적용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또 다른 보급형 갤럭시M 시리즈는 라인업을 늘린다. 보급형 라인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받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이같은 전략이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 증대를 위해 향후 출시되는 A시리즈의 일부 모델에 그간 S시리즈에만 탑재되던 카메라 'OIS(광학식 손떨림방지)'와 무선충전 기능 등 다양한 스펙을 새롭게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손떨방'이라 불리는 OIS는 카메라 촬영시 손이 떨려도 자동 보정해 선명한 사진을 구현해주는 기능. 카메라 모듈에 탑재된 자이로 센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수평을 유지, 기기가 흔들려도 렌즈는 가만히 있는 효과를 낸다.
업계는 플래그십과 보급형 모델의 분류 기준을 OIS 탑재 유무로 보기도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에도 쿼드(4개) 카메라를 넣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같은 OIS 확대 적용은 큰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OIS를 탑재하는 보급형 모델은 A시리즈 중 상위 라인업으로 평가받는 갤럭시A80(81) 이상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충전의 경우 상위 라인업뿐 아니라 중급인 A50(51)~A70(71) 후속작에도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선충전 모듈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케이블 연결 없이 거치대만 있으면 무선 충전할 수 있어 유용하다. 애플이 4년 만에 출시해 판매량 호조를 보이는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역시 무선충전 기능이 탑재돼 있다.
보급형 라인업인 만큼 핵심은 역시 가격이다. 특히 OIS의 경우 생산 난이도가 높아 중저가 기기에 탑재하기엔 부품 단가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납품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최신형 OIS보다는 구형 OIS를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선충전 모듈 생산 역시 원가절감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되지 않은 모델이라 아직 책정되지 않은 가격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고만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보급형 라인업 개선에 힘을 쏟았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J와 A시리즈를 A시리즈로 통합해 단순화하는가 하면 프리미엄 폰에 우선 적용하던 신기술을 A시리즈에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이같은 보급형 라인업 개편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삼성전자는 이를 토대로 올 초만 해도 새로운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 혁신'와 '5G 대중화'에 무게를 뒀다.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과 중저가 5G 스마트폰들을 잇따라 출시한 배경이다. 하드웨어에 독보적 강점을 지닌 만큼 이를 십분 발휘하겠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갤럭시S20 시리즈를 비롯한 플래그십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비교적 점유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A시리즈 경쟁력 강화에도 보다 집중하는 분위기로 파악된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위를 지켰지만 근 몇년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귀띔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