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가 필요한 이유, '경우의 수' 무한대…신약 개발에 유용

입력 2020-05-12 17:30
수정 2020-05-13 01:39
인터넷에서 ‘양자컴퓨터’를 검색하면 원통형 장비(프리지) 사진이 나온다.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를 작동하게 하는 초저온 냉장고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장치일 뿐 실제 양자컴을 구현하려면 첩첩산중이다. 삼성전자에서 128K D램 개발 실무를 담당했던 심재윤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사진)와 문답 형식으로 궁금증을 정리했다. 심 교수는 지난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도연구사업인 ‘확장형 양자컴퓨터 기술융합 플랫폼’ 센터장을 맡아 국내 첫 실증 양자컴퓨터를 제작 중이다.

▷양자컴 구성 요소는 어떻게 되나.

큐비트 집적, 하드웨어(HW)인 아날로그 서킷과 컨트롤러, 소프트웨어(SW)인 컴파일러 등으로 구성된다. 양자 알고리즘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생성하고, 이를 컴파일러에 전달한다. 아날로그 서킷과 컨트롤러가 ‘칩’을 구성한다. IBM 구글 등은 모두 가장 밑단인 큐비트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서킷 명칭에 아날로그가 붙은 이유는.

제멋대로 움직이는 큐비트에 초고주파(마이크로파) 등을 쏴서 정밀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기술 중 하나다.

▷컨트롤러는 무엇인가.

‘1번 큐비트는 이렇게, 2번 큐비트는 저렇게’ 등 컴파일러 명령을 받아 하드웨어와 큐비트에 그것을 전달한다. 현재 컴퓨터로 치면 ‘인텔 코어 마이크로프로세서(CPU)’ 역할이다.

▷양자컴이 가장 쓸모있는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단백질은 수많은 아미노산이 접혀 연결된 3차원 구조로 돼 있다. 접힘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이 중 접힘 에너지의 최소 조건 등을 양자컴이 찾아낸다면 세상에 없던 신약이 나올 수 있다.

▷시장 전망은.

양자컴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소수의 승자독식 시장이 될 것이다. 또 양자컴 진보와 함께 엄청난 IT 벤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포항=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