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공무원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된 경우 퇴직연금과 월급을 동시에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퇴직연금 지급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말 공직에서 퇴직해 이듬해 1월부터 월 270만원의 퇴직연금을 받아오다 2014년 임기제(기간제) 공무원으로 다시 채용됐다. A씨는 2018년 9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시행돼 임기제 공무원에게도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되자 재임용 후 일한 기간을 총 재직기간에 넣어달라고 신청했다. 재직기간이 늘어 A씨의 퇴직연금은 지난해 3월부터 320여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공단은 퇴직연금 수급자인 A씨가 약 100여만원의 월급도 중복해 받고 있다며 퇴직연금 지급을 정지했다.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50조는 퇴직연금을 받는 자가 공무원으로 임용된 경우 그 재직기간 중 연금지급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개정법 시행 이전에 채용됐다며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은 2018년 당시 임용상태였던 공무원에게 적용되므로 소득활동을 계속한 A씨는 '퇴직'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공무원의 봉급과 연금이라는 이중 수혜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퇴직 연금 지급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