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들이 서울지하철에서 임신부 배려석을 찾기가 훨씬 쉬워질 전망이다. 임신부 배려석 현황을 알려주는 알림 시스템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7월까지 서울지하철 3호선에 임신부 배려석 알림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동차 내 임신부 배려석 좌석 현황을 알려주는 임신부 전용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각 임신부 배려석에는 착석감지센서가 설치돼 앱과 연동되고, 임신부는 전동차가 역에 도착하기 전 빈자리가 있는 칸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임신부 배려석 근처에 안내 방송이 나오는 스피커도 설치된다. 소리를 분산시키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전달하는 ‘지향성 스피커’ 장치를 달아 임신부를 배려하도록 안내하는 방송을 주기적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임신부 배려석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에는 지난해에만 임신부 배려석 관련 민원이 1만 건 넘게 접수됐다. 대부분 임신부 배려석에 비임신부가 앉아 있다는 민원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임신부 배려석을 비우고, 임신부는 빈자리를 찾기가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7월 운영을 목표로 이달부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스템 구축 예산은 1억원 수준으로, 전액 서울시가 부담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시스템을 지하철 3호선에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시민들의 반응에 따라 확대 운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기준 서울지하철 1~8호선 403개 전동차 내 18만3497개의 좌석 중 임신부 배려석은 7060개(3.8%)다.
부산교통공사는 임신부 자리양보 알림 장치인 핑크라이트를 부산지하철 전 노선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동차 내 임신부 배려석 옆 기둥에 설치된 핑크라이트는 발신기를 가지고 있는 임신부가 배려석 근처에 다가가면 불빛과 함께 음성 신호가 나와 승객들의 양보를 유도하는 장치로 세계 3대 광고제로 꼽히는 뉴욕페스티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