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경영

입력 2020-04-30 17:04
수정 2020-05-01 01:46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사진)은 지난 1월 취임 후 매주 목요일 ‘임직원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직원들로부터 지금까지 230여 개의 질문을 받아 생중계로 매주 답하고 있다.

질의 응답엔 주력 제품 업황, 성과급 수준 등 경영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회사 실적의 변동성이 큰데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경 사장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황과 가격에 대한 의존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답하는 식이다.

또 “왜 우리는 삼성전자 직원처럼 많은 OPI(초과이익성과급)를 못 받는 걸까요”라는 직원 불만에 “삼성전기도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 삼성전자보다 많은 OPI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한 팀장급 직원이 ‘젊은 후배들과의 소통법’에 대한 노하우를 요청했을 땐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솔루션개발실장(부사장)을 맡았던 경 사장은 지난 1월 20일 사장 승진과 동시에 삼성전기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경 사장이 MLCC, 카메라모듈 등 주력 사업을 챙기는 것만큼 관심을 갖는 게 임직원들과의 소통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주 임직원과 대화하는 것도 경 사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경 사장은 다음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 현황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분기 실적과 성과, 향후 과제 등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 2조2245억원, 영업이익 16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8.7% 늘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32.1% 줄었다.

경 사장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목표는 반드시 달성한다는 믿음으로 세계 최고를 만들자”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