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인들이 쿠웨이트에 입국 허가를 받았다. 쿠웨이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것이다. 현지에서 진행되는 수조원대 규모의 사업들이 차질을 생기면 쿠웨이트측에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11일 오전 7시 45분에는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 25개 한국 기업의 관계자 106명이 쿠웨이트로 출발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45분 쿠웨이트 교민 225명이 타고오는 쿠웨이트항공 특별전세기편에 탑승할 예정이다. 항공기 운항 비용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교민과 기업 측에서 분담한다.
한국 기업인들은 출국 직전 및 현지 도착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모두 음성이 나와야 출·입국이 가능하다. 이후 기업이 현지에 마련한 자체 시설에 14일간 격리된다. 이 기간 비대면 방식으로 사업 활동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예외적 입국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낸 배경에는 정부의 공조가 있었다. 지난달 한국 기업이 외교부에 쿠웨이트 입국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쿠웨이트 측 카운터파트 등에 서한을 보냈다. 통화로도 예외적 입국 조치를 허용해달라고 설득했다. 국회의장과 국토교통부장관 역시 관련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외적 입국이 이뤄진 뒤에는 국무총리 명의의 감사 서한도 발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쿠웨이트가 외국 기업인에 대한 예외적 입국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쿠웨이트에선 현대건설과 한국가스공사가 공동으로 건설 중인 알주르LNG터미널사업, 현대중공업의 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 수조원 단위의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대국에서도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그건 그 나라 입장에서도 손해이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큰 프로젝트에 외국인 기술자, 관계자들을 입국을 시켜야 될 필요성이 있지만 전면적인 입국 금지를 시행했던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예외로 인정 받은 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