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과 서초·송파 등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 15억원을 넘는 초고가주택을 겨냥한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 부동산시장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강남 3구 아파트값 하락폭 확대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첫째주(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12·16대책 이후 7주 연속 오름폭을 줄였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고가 주택과 재건축 단지에서 최근 급매물이 증가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의 집값은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주 0.03% 내렸던 강남구는 이번주 0.05% 떨어지며 하락폭을 키웠다. 서초구도 지난주 0.01% 하락한 데 이어 이번주 0.04% 내려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송파구도 0.04% 하락하며 지난주(-0.01%)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한 강동구는 0.01% 올랐지만 그 정도가 약해졌다. 반포동의 A공인 중개사는 "아크로리버파크나 아크로리버뷰 등에서 기존에 내놨던 매물을 1억~2억원 정도 호가를 낮춰 다시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인 4월 전에 빨리 처분하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강북 인기 지역 집값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와 용산, 성동구의 상승률이 모두 조정을 받았다. 마포는 전주 0.05%에서 이번주 0.04%로, 용산구는 0.03%에서 0.02%로 감소했다. 성동구 또한 0.04%에서 0.03%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9억원’을 기준으로 한 갭 메우기는 물론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대거 향하면서 반대급부로 가격이 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원(0.07%), 중랑구(0.04%) 등이 지난주에 비해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셋값은 오히려 강세
매매가는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5% 올라 지난주(0.05%) 상승폭을 유지했다.
특히 매매가격 상승률이 조정받은 지역들의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대치동을 중심으로 학군 수요가 증가한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10% 상승했다. 송파구(0.08%)도 지난주(0.02%)보다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 등 학군 인기 지역에서는 최근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해지면서 최근 두세달 새 전셋값이 2억원 이상 폭등하는 추세다.
마포구는 직주근접 수요 있는 공덕·창전동 위주로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0.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성동구도 0.08% 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겨울방학 이사 수요는 대체로 마무리됐으나 청약 대기 수요나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