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에선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뜻에 따르겠다”며 종로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종로 출마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데 뜻을 같이하는 모두가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종로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1995년부터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만 출마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후 한국당을 탈당했고, 지난해 12월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어떤 상황이라도 끝까지 간다”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다른 부분은 가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당에선 이 전 총리 ‘대항마’로 황 대표와 김 전 위원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설 연휴 기간 중 김형오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나 종로 출마를 논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아직 당으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진 않았다”며 “공관위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당의 중진인 김 전 위원장이 나서면 황 대표로선 ‘종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례대표 초선인 전희경 의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에 가겠다”고 선언한 뒤 한 달 넘게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도 “당에 가장 도움이 될 방향으로 결정하겠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