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내 증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관련 공포가 쉽사리 가시기는 힘들며, 당분간 주가도 뉴스에 따라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저가매수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변동성(VIX)지수와 위안화의 움직임에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3% 이상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31분 현재 0.79% 상승하고 있다. 감염증 우려 속에 세계 경제지표 개선 및 중국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반등 중이다. 전염병이 금융 시장에 일시적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장기 추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믿음도 깔려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이 유행을 통과하면 시장은 곧 하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주가지수는 하락 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업종별 주가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봤다. 운송은 지역 간 통제에, 유통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급감에 한 달 정도 시장보다 안 좋은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인터넷과 통신은 외부 활동 제약에 따른 사용 증가, 의약품은 반사이익 기대감에 안정적인 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진정되면 낙폭이 컸던 업종에 눈을 돌릴 때다.
◆ 중장기 가늠자 VIX 지수
중장기 시각에서 저가매수 시기의 가늠자는 VIX지수라는 분석이다. VIX지수가 최근 13주 저점 대비 50% 이상 급등하는 시점은 대부분 저가매수의 호기였다는 것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년 이후 VIX 급등 시 코스피지수는 평균적으로 4주간 1.2%, 13주간 4.4%, 26주간 7.5%, 52주간 8.1% 상승했다"며 "VIX지수 18포인트선 상회 시점이 시장 재진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가 낙폭이 컸던 중국 관련 소비주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정보기술(IT)·자동차 수출 소비재군을 저가매수할 시점이라고 봤다.
위안·달러 환율에서도 신호를 찾을 수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6.86위안까지 하락(위안화 강세)했던 위안·달러 환율을 우한 폐렴 사태로 반등했다. 위안화 역외환율은 7.0위안에 다가섰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달러 환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경우, 우한 폐렴 사태 진정을 방증하는 신호로 인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국면 속에서는 코스피가 고점 대비 5% 하락 수준인 2150에서 지지선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익 개선 전망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상승 구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익 동력의 비교 우위가 뚜렷한 반도체,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등 기존 주도주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