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 등 신기술을 적용한 융·복합 제품이 쏟아지면서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다른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박정욱 제품안전정책국장(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영역 구분이 쉽지 않은 만큼 안전관리 전문기관 간 공동 작업이 절실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국장은 “국내에서 LED 마스크가 급속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미국 유럽연합과 달리 한국의 현행 제도상 의료기기 관련법만으로는 관리하기 어렵다”며 “전기제품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한 국표원이 의료기기 및 화장품 전문 검증기관인 식약처와 처음 협업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안전을 공식 인정하는 정부인증(KC) 부여 건수도 대폭 늘어났다. 2017년 16만여 건이던 KC 인증은 작년 22만 건을 돌파했다. ‘위해제품 판매 차단 시스템’을 적용한 매장 역시 같은 기간 9만2000곳에서 17만4000여 곳으로 두 배로 급증했다. 위해차단 시스템은 매장 계산원이 각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계산대에 리콜 또는 표시위반 등 위해 여부가 자동 표시되도록 한 방식이다. 이런 사전 경고가 쉽지 않은 온라인 매장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게 박 국장의 계획이다.
박 국장은 “한국소비자원이 수집하는 연 7만여 건의 위해 정보를 국표원뿐만 아니라 환경부 식약처 등과 실시간 공유하는 협약을 최근 산업부 주도로 체결했다”며 “올해는 중소형 및 온라인 매장에 바코드 기반 식별 방식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안전사고는 꾸준히 줄고 있다. 직류전원장치의 안전기준 부적합률은 2017년 19.0%에서 작년 5.4%로 떨어졌다.
전동킥보드 등 어린이 제품의 안전관리는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작년 11월 ‘액체괴물’로 불리는 어린이 제품 ‘슬라임’의 리콜을 공표한 직후 국표원의 제품안전포털을 찾은 접속자 수가 평소의 세 배를 넘는 하루 10만여 명에 달했을 정도로 관심이 쏟아졌다.
박 국장은 “1년에 4000개 이상 신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하는데 리콜 비율이 8% 정도 된다”며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통계 기법을 동원해 어린이 제품은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