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노사 관행을 이젠 개선해야 합니다.”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부사장·사진)가 18일 담화문을 통해 이렇게 호소했다. 지난 13일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데 이어 노조가 이날 파업까지 벌이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위기에 휩싸인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소모적 ‘습관성 투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날 선 비판도 했다.
최 대표는 ‘노사가 어렵게 합의한 잠정합의안 부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그릇된 노사 관행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노사가 6개월간 16차례 교섭을 통해 만들어낸 잠정합의안이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져 매우 유감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대표로서 더 참담한 것은 이번 부결 과정에서 그동안 쌓인 우리 노사의 왜곡된 관행들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노조 집행부가 교체된 뒤 동종사(현대자동차)와 차이 없는 합의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논리도, 명분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앞장섰다”고 꼬집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계산법이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기로에 선 자동차업계의 처지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대표는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기아차도 피해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비상한 각오로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여야 할 때”라며 “경쟁력을 잃고 공장 폐쇄와 감원, 철수설 등에 시달리는 국내 (중견) 완성차 3사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노사 교섭에선 끝까지 원칙을 지키겠다는 단호함도 내비쳤다. 노조를 달래기 위해 돈을 더 얹어주는 ‘카드’는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고객과 국민의 비난을 받는 회사와 노조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직원들이 부디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