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괴력에…바이오 '묻지마 투자' 한다고?

입력 2019-10-27 15:29
수정 2019-10-27 15:30
지난 6월 말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소식을 전하면서 2만1800원까지 급락했던 에이치엘비가 석 달 만에 8배가량 오르는 괴력을 보였다.

리보세라닙 관련 연구가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올해의 논문’으로 선정되면서 신약 성공에 대한 기대를 키웠기 때문이다. ESMO는 리보세라닙 투여 결과 암 진행 없이 생존을 연장하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경쟁 약보다 긴 것으로 평가했다. 2014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도 올해의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두 개의 암학회에서 모두 효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ESMO나 ASCO에서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신약들은 어떤 형태로든 시판 허가가 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전 미팅(Pre-NDA)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리보세라닙은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약 허가 기간이 6~8개월 정도 단축될 전망이고 현재까지 글로벌 3차 위암 치료제는 일본 다이호약품의 론서프 하나뿐이다. 게다가 2세대 표적항암제인 론서프와 달리 리보세라닙은 3세대 면역항암제여서 시판 허가가 나온다면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임상 파이프라인이 확고하지 않거나 실적이 없는 종목에 대해서도 일단 매수하고 보자는 ‘묻지마 투자’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매수 상위 5종목이 모두 제약·바이오였으며 이들 종목으로 2조원이 넘는 매매가 집중된 것은 단기 과열 징후로 볼 수 있다. 주가가 상승 반전하면 공매도 세력의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이 유입돼 탄력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주변부로 부화뇌동하기보다 대장주가 조정을 보일 때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