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딸, LSD 밀반입 적발 '불구속'…"SK·현대가 3세도 구속됐는데"

입력 2019-10-22 11:29
수정 2019-10-22 11:30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장녀가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인천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홍 전 의원의 장녀 홍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홍 씨 사건은 인천지법 15형사부로 배당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홍 씨는 법무법인 유한과 법률대리 계약을 체결하고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홍 씨가 미국에서도 최악의 마약으로 불리는 LSD를 비롯해 변종 대마, 애더럴 등 다양한 마약을 운임하다 현장에서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속하지 않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변종 대마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던 SK그룹과 현대가 3세 최영근 씨와 정현선 씨와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된 후 집행유예 판결이 날 때까지 구속돼 있었다.

또 홍 씨와 마찬가지로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적발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는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스스로 인천지검을 찾아가 구속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 씨를 자진 출석 이유 확인 후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체포했다.

홍 씨가 가져온 LSD는 대마보다 강력한 마약으로 꼽힌다. 대마의 경우 미국의 일부 지역에선 합법이지만, LSD는 코카인의 100배에 달하는 환각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헤로인과 함께 불법 '1급 지정 약물'로 정해져 있다.

검찰은 체포 직후 홍 씨에 대한 간이 검사를 실시했지만 그 결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소장을 통해 홍 씨는 다량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진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월 30일 홍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피의자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없다"며 "초범이며 소년인 점도 참착했다"고 전했다.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홍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못난 아버지로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제 아이도 자신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이 얼마나 큰 물의를 일으켰는지 절감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장 기각 이후 검찰은 다시 한 번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잇다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결국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면서 홍 씨는 자유의 몸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홍 씨의 아버지인 홍정욱 전 의원은 영화배우 남궁원의 아들로 자신의 미국 유학기를 쓴 베스트 셀러 '7막7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8~2012년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이 회장을 맡았던 미디어그룹 헤럴드를 매각하면서 정계 복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홍 씨는 2000년에 태어나 만 18세다. 홍 전 의원의 1남 2녀 중 장녀로 올해 미국의 한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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