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조선 3社' 임단협 난항…노사 이견에 올해도 해 넘기나

입력 2019-10-14 17:02
수정 2019-10-15 01:59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에 노사 간 이견이 큰 데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법인분할)과 관련한 소송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10일까지 18차례 교섭했지만 모두 결렬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을 12만3526원 올리고, 성과급을 최소 250%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150개 협력업체 직원 1만4000여 명에 대해서도 성과급과 유급 휴가, 휴일 등을 자신들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 달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 직원 근로조건 문제는 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기본급과 성과급 지급 요구안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형 선박을 건조하는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 11일 오후 네 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이 회사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1996년 이후 23년 만이다. 노사는 올 들어 23차례 교섭을 했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12만3867원 인상과 성과급 고정급화(최소 250% 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 영암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번주부터 집중 교섭을 하기로 했다. 이 회사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같은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2일엔 파업출정식을 열고 네 시간 부분파업을 하는 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과 같은 근로조건 개선 없이는 임단협을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임단협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를 통해 새 노조위원장이 선출되면 교섭권도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노사 문제에 발목이 잡힌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수주액은 77억달러로, 목표치(159억달러)의 48%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