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반도체 부진에…기업매출 증가율 2분기째 '마이너스'

입력 2019-09-17 17:27
수정 2019-09-18 01:50
국내 기업의 매출이 두 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과 세전순이익률 지표도 비교적 부진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올 2분기 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 1분기 2.4% 감소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쪼그라들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말 외부감사대상 기업 1만9884개 가운데 3764개를 추려 집계했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2016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9분기 연속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반도체·석유화학 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두 분기 연속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계·전기전자 업체의 2분기 매출은 6.9% 감소했다. 삼성전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여파다. 석유화학 업체 매출은 3.8% 줄었다.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 매출이 각각 2.4%, 6.8% 감소한 영향이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 2분기 반도체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26.5%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체 실적이 줄었다”며 “같은 기간 석유제품의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이 급락하면서 정유 업체도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송장비 업체 매출은 8.8% 늘었다.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데 힘입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매출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5.2%로 전년 동기(7.7%)와 비교해 2.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세전순이익률은 5.3%로 2.4%포인트 내려갔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83.5%로 전분기(86.7%)보다 3.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차입금의존도(차입금÷자산)는 24.1%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분기 시중금리가 내려가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린 영향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