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상징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흔들거리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양적 완화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엔저 영향으로 주춤거리던 한국 경제에는 단기적으로 청신호가 켜져 있다.
다만 아베노믹스의 좌초로 일본 경제가 붕괴할 경우 이웃나라인 한국 역시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단기적으로 한국에 '훈풍' 2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7.32% 급락한 지난 23일 이후 한국 경제는 훈풍을 받는 모습이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달러당 103.61엔까지 올라섰던 엔화 가치가 100엔대로 내려섰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모처럼오름세를 탔다.
일본의 대규모 양적 완화에서 촉발된 엔저가 수출 경쟁국인 한국에 위협을 가하던 상황에서 엔저가 주춤하자 한국 경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일본 주가가 폭락하던 23일 1.24% 급락 1,969.19포인트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31일에는 2,000선을 넘어섰다.
증시 관계자는 "엔화 가치가 오르고 원화 가치가 내리면서 그동안 엔저 때문에드리워졌던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잠시나마 해갈되는 국면"이라면서 "아베노믹스가 일정 부분 흔들리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 日 경착륙시 한국도 충격 불가피 다만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국채금리 인상에 따른 일본의 신용경색이 우려된다. 이는 한국 내 일본 자금의 유출로 연결돼 주식, 채권 등 자산가격의 하락과 외화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수 있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무제한 양적완화(QE)를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다 보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고 결국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국채가격이 폭락하면 일본 국채를 다량 보유한 일본 은행권이 피해를 보게 돼 신용경색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엔저를 가속화시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더욱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일본 실물경제의 회복 없이 인플레이션만 유발하고 재정여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국채가격 폭락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결국 엔화의 추가적인 가치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도 아베노믹스가 실패해 일본 경제가 무너진다면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경기를 회복하고 엔저 국면이 완화되는 것이 근접국인 한국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 마련을 미리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pan@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