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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주가가 2배 뛴 이유, 수소발전소에서 찾다 [배성재의 Fact-tory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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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주가가 2배 뛴 이유, 수소발전소에서 찾다 [배성재의 Fact-tory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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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이온교환수지` 개발에 성공한 삼양사의 주가는 7월 한 달 간 4만원대에서 7만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사진: 삼양사 홈페이지)
[삼양사 주가가 2배 뛴 이유]
수소 연료전지 핵심부품인 `이온교환수지` 개발에 성공한 삼양사의 주가가 최근 한 달간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챙길 만큼 정부 중점 사업으로 올라선 수소 산업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한 셈인데요. 작년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이어 올해엔 수소경제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굵직한 정책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현대자동차 `넥쏘`는 토요타 `미라이`에 이어 글로벌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어서는 등 민간 수소 산업도 활발히 전개 중입니다.

이처럼 뜨거운 수소 산업의 핵심이자 주인공은 바로 연료전지(Fuel cell)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료전지란 수소를 최종 소비재인 전기로 바꿔주는 발전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수소를 연료로 삼는 거의 모든 전자기기들이 연료전지를 달고 있습니다. 속칭 `수소차`로 부르는 수소전기차의 영어 정식 명칭도 `Fuel Cell Vehicle(FCV 또는 FCEV)`, 바로 `연료전지차량`입니다. 연료전지가 곧 수소 산업 그 자체인 셈입니다.

이 연료전지를 한 곳에서 100대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국내에 생겼습니다.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수소발전소`가 충남 서산에 준공됐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연료로 삼은 발전소인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발전소입니다. Fact-tory가 다섯 번째로 다녀온 공장, 바로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에 위치한 `대산그린에너지`입니다.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대산그린에너지 외경 (사진: 한화에너지)
[Fact-]
위치: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 내
부지 면적: 2만㎡ (약 6천 평)
생산설비 : 50MW, 연간 전력 40만 MWh 생산

◎ 독특한 외관
발전소는 대산산업단지 안쪽, 바닷가 인근에 위치했습니다. 외관은 독특하게도 3층 높이의 가건물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요. 철골 구조물을 그대로 드러내 내부 연료전지가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외부 벽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을 쉽게 빼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발전용 건물 수는 5개, 2·3층에 연료전지가 최대 12개씩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발전소는 인근 한화토탈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부생수소란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일컫는데요. 한화토탈 석유화학공장에서 발생한 부생수소가 지하 배관을 타고 발전소에 공급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발전소 1층을 비롯한 지상에는 곳곳에 수소를 감압·이송하는 파이프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컨테이너 박스 같은 연료전지
연료전지 크기는 상당했습니다. 마치 컨테이너 박스와 흡사한 박스 형태였는데, 정확한 크기는 가로 8.3m x 세로 2.5m x 높이 3.0m였습니다. 두산퓨얼셀이 독자기술로 개발·공급했고, 1대당 용량은 440kW입니다. 이곳에는 모두 114대, 총용량 50MW가 설치됐습니다. "연료전지에 손은 대지 말라"라는 말을 듣기 전까진 가동 중임을 몰랐을 정도로 진동이나 소음도 적었습니다. 지금까지 두산퓨얼셀은 이와 같은 440kW 급 연료전지 987대를 국내에 설치했습니다.

향후 발전소는 연간 40만 MWh의 전기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는 충남지역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생산량입니다. 참고로 440kW 연료전지 1대면 약 300여 가구가 1년을 넉넉히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대단지 하나를 이 컨테이너 박스 1대로 커버할 수 있는 겁니다.
수소 감압장치와 연료전지. 사진 왼쪽 너머에 부생수소를 공급하는 한화토탈 공장이 보인다.
가로 8.3m x 세로 2.5m x 높이 3.0m의 440kW 연료전지

[-Story]
◎ `친환경` 발전?
이 수소발전소가 혁신적인 이유는 기존엔 태우거나 버려지던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화학·철강공업단지마다 새로운 자원을 활용하면서, 추가적인 탄소 배출은 없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현재 서울과 부산 등에서 일부 가동 중인 연료전지 발전과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연료전지 발전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탄소나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발전으로 여겨지지만, 연료전지에 넣을 수소 생산 방식에 따라 탄소와 환경오염물질 배출량도 엇갈리게 됩니다.

수소 생산 방식은 크게 ①천연가스 개질 ②석유화학 부생 ③수전해(물의 전기분해) ④바이오매스로 나뉩니다.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방식은 어떻게든 탄소와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최종적인 `친환경` 수소 생산이란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기를 활용한 수전해 ▲미생물·바이오매스 등의 방식이 꼽히는데요. 아직까지 국내 수소 조달 방식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활용 중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이달 초 수소경제위원회 출범 당시 `그린 수소`라는 이름으로 관련 정책을 내놨지만, 아직까진 실증사업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 수소 산업의 중요한 기점
국내 연료전지 기술은 그 규모나 기술력을 따져볼 때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탄소섬유 탱크 등 높은 수준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차를 제외하고도 말이죠. 발전용 연료전지의 국산화율은 98%에 이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연료전지 발전량은 408㎿, 일본(245㎿)과 미국(382㎿)에 앞서며 세계 연료전지 발전량의 40%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 센터 보조전원에 들어갈 연료전지 크기가 3MW에 그치는 점을 보면, 50MW에 달하는 이번 수소발전소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연료전지 분야의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로는 일본이 꼽힙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 산업 시장 규모를 4천억 엔, 우리 돈 약 4조 6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도쿄에서 열린 수소장관회의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장관과 기업인 등 1천여 명이 수소 산업 전반의 글로벌 룰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본은 가정용 소형 연료전지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이력이 있습니다. 지진이 잦은 만큼 자가발전이 중요한 특성을 파고든 건데요. 파나소닉의 `에너팜`이라는 가정용 연료전지는 이미 25만 가구에 보급을 마쳤고, 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보급 대수를 500만 가구로 늘릴 예정입니다.

한국의 수소 정책은 상대적으로 산업 육성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204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 1천 개를 육성한다는 정책도 발표됐죠. 그런 의미에서 산업단지에 세워진 수소발전소, 대산그린에너지는 한국 수소 산업의 중요한 기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본 수소발전소에서 연료전지 분야의 충분한 경쟁력과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생수소가 꾸준히 배출되는 전국의 화학·철강 공장에도 수소발전소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를 더 기대해봐야겠습니다.
발전소 외경. 1층에 수소·질소 탱크가 있고 2·3층에 연료전지를 올렸다.
1층 실내 모습
2층 실내 모습
대산그린에너지 전경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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