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 2조 96억 원의 30%를 직원들에게 성과급 형태로 나눠달라고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최근 기본급 인상과 각종 수당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 초안을 마련했다.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 초안에 따르면, 기본급은 월 12만 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안으로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 요구안(6.5% 인상)과 같은 수준이다.
또한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약 6029억 원을 전 직원에게 성과급 형태로 나눠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말 기준 기아차 직원은 모두 3만5203명으로 1인당 2000만 원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노조는 본인(기본)수당을 현재 2만 1000원에서 4만 원으로, 기술직군에게 지급하는 서비스수당을 1만 7000원에서 3만 원으로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정노동수당을 신설해 영업과 기술직군에게 월 2만 원씩 지급해 달라는 요구도 있으며 직원 노동 강도를 완화하기 위해 회사가 4500억 원을 투자하라고 주문도 있다.
이 밖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을 기아차 공장 내에서 생산하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 중 배터리와 관련 시스템, 모터 등을 외부 또는 현대모비스 같은 관련 계열사에서 만들 계획을 세운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의 임단협 요구안을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아차 노조의 요구가 노사갈등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기아차가 하반기 노사갈등에 휩싸이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체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기아차의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88만 2959대로 전년 동기(110만9759대) 대비 20.4% 줄었다.
한편, 지난 2014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2만 304원을 인상하고, 2200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르노삼성의 노조는 기본급 7만 1687원 인상과 함께 코로나19 극복 등의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